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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이라도 와 보셔요. 영덕에 와 보면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단번에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멀어서, 시골이라서, 쉽게 영덕으로 오지 못했던 분들도 일단 한 번 다녀가면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진다고 해요.”

2021년 말부터 경북 영덕에서 현지 여행사를 운영하는 이정희 맑음여행사 대표는 영덕 여행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 대표는 30년 넘게 영덕 살이 중인 토박이다. 그는 산도 있고 바다도 있고 숲도 있는 여행지는 먼 해외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나라 ‘영덕’에 있다면서 관심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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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영덕 주민여행사 맑음 대표가 자세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지난 2021년 12월 14일, 이 대표를 포함해 영덕 팔불출인 영덕군의 주민 5명이 뜻을 모아 현지 주민 여행사 ‘맑음’을 세웠다. 다모바일황금성
만, 코로나19 등 여행이 끊겼던 시기를 거쳐 현재는 3명이 함께 운영 중이다. 세 사람 모두 영덕 문화관광해설 자격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영덕을 소개하는 일에 마음을 다한다.




영덕 대게거리를 지나는 다리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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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여행사는 현지 여행사답게 이곳에 오래 산 주민만 알 수 있는 영덕의 매력을 그대로 살린 상품을 개발해 운영한다. 2023년에는 ‘경상북도 대표관광상품 왕중왕전’에 3촌캉스라는 자체 기획 여행 패키지를 출품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현지에서 평가해도 그만큼 경쟁력 있는 여행 상품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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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 전략이 통한 걸까. 여행의 부재로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맑음여행사는 조금씩 그렇지만 꾸준히 성장했다. 출발점인 2022년에는 문의가 없다시피 했다. 2023년에는 120명의 고객을 모객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400명의 여행객에게 영덕의 참맛을 알려줬다. 매출로 따지면 1억원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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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여행사의 영덕 여행은 ‘진짜’ 다르다





영덕 카페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모든 여행사가 우리 상품은 ‘다르다’고 한다. 맑음여행사의 영덕 여행 상품은 진짜, 확실히 다르다. ​맑음여행사의 패키지를 이용하면 영덕 주민이어야지만 겪을 수 있는 ‘일상’을 ‘체험’ 형태로 경험할 수 있다.

예로 2~3월에는 영덕서 쑥이 제철이다. 이 시기에는 손맛 좋은 영덕 어르신께 부탁해 손수 만든 쑥떡과 식혜를 받아와 여행객에게 맛보여 준다. 농장 체험도 마찬가지다. 영덕에서는 관광 사업이 아닌 업(業)으로 농사일을 하는 이들이 많다. 관광객을 위해 농촌 체험을 마련하려면 일정 수 이상의 인원이 모여야 한다. 그렇기에 개별 여행객은 하기 어려운 체험을 맑음여행사를 거치면 쉽게 할 수 있다.



이정희 영덕 주민여행사 맑음 대표가 영덕 관광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이 대표는 “마을 어르신들께 부탁해 영덕 농산물로 만든 쑥떡이나 두부 등을 여행객분들에게 드려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고자 했어요. 현지인만 아는 맛집만 골라 패키지에 넣는 건 기본입니다. 영덕은 시골이고 지방이다 보니까 아직 알려지지 않은 숨은 여행지가 많은데요. 영덕 8면의 숨은 여행지를 속속들이 알려드리죠”라고 자부했다.



선상서 일출 보며 회 먹고 메타세쿼이아숲에서 명상





영덕 바다/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이제 맑음여행사의 그 특별하다는 상품을 구경해 볼 차례다. 대표 상품으로는 ‘3촌캉스’ ‘심심투어’ ‘길동무와 함께하는 블루로드’ ‘웰니스’ ‘맞춤여행’ 등이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인 3촌캉스 패키지는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해돋이, 선상낚시형’ 3촌캉스다. 포항이나 안동역으로 고객을 데리러 가는 것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복숭아나 블루베리 따기 등 농촌 일상을 체험한다. 영덕의 푸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블루로드를 걸으며 문산호를 관람한다.
다음날, 영덕 베테랑 선장과 함께 배를 타고 나가 영덕의 일출을 감상한다. 선상에서 낚시도 하고 즉석에서 떠주는 회도 맛볼 수 있다. 이 체험은 맑음여행사가 직접 기획해 새롭게 발굴한 영덕 여행 신상품이다.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크고 높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숲에서 명상 시간도 가진다. 이때 영덕의 젊은 청년 농부들이 담근 블랙베리 에이드도 맛볼 수 있고 바느질을 겸하는 영덕 여성 농부들이 손수 만든 가자미 인형 키링, 영덕 대게 키링 등도 살 수 있다. 모두 이 여행 패키지를 거치지 않으면 시중에서 사기 어려운 상품이다.

국가민속문화유산인 영덕의 괴시리 마을을 들러 고택을 둘러본 뒤 현지 맛집에서 식사한다. 특색 있는 역사 명소는 군청에 미리 해설사를 요청해 여행객들이 전문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게 한다. 기념사진 찍기 제격인 창포말 등대와 해파랑 공원까지 들러주면 끝이다.



영덕 바다를 구경 중인 여행객의 뒷모습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서핑, 패들보트형’ 3촌캉스 패키지는 같은 구성에서 서핑 혹은 패들 보트 체험을 추가한 것이다. 영덕 바다의 아름다움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패들 보트와 서핑 전용 수영복을 처음 입어본 40·50세대 여성 여행객 사이에서 특히 반응이 좋다.

‘심심투어’는 공기 좋고 고즈넉한 영덕에서 진짜 심심한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는 패키지다. ‘웰니스’ 패키지는 청정 자연 구역이나 다름없는 영덕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길동무와 함께하는 블루로드’ 패키지를 이용하면 영덕을 잘 아는 주민을 길동무 삼아 영덕의 블루로드를 함께 거닐며 영덕의 알찬 정보를 들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맞춤여행’이다. 이 패키지는 관광객이 원하는 경유지와 식당을 몇 곳 뽑으면 이를 일정에 녹여내는 형태의 여행 상품이다. 관광객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면서도 실패는 없는 패키지다.


영덕에서 ‘00’ 체험해 볼 수 있는 거 아시나요





영덕 해파랑 공원에서 휴식 중인 여행객의 뒷모습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영​덕에서 ‘헬기’ 탑승을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영덕에는 관광 헬기가 있어서 1~2주 정도 전에 예약 시 헬기도 타볼 수 있다. 다만, 최소 6인 출발로 인원수가 맞아야 하며 강풍 등으로 인해 헬기가 뜨지 못할 수 있다. 이때는 전액 환급 후 다른 체험으로 진행한다.

맑음여행사가 영덕에 있는 한, 재밌는 체험 상품 출시는 보장이나 다름없다. 영덕에 자리한 광산을 둘러보는 관광 상품과 영덕 소재 숙박시설과 연계한 체험 상품 등도 개발 예정이다. 현재는 영덕만을 집중해서 운영 중이지만, 영덕 인근 소도시로도 범위를 넓혀나갈 거라고.
이 대표는 “맑음여행사는 20대부터 90대까지 전 연령에 맞춘 영덕 여행 상품을 기획한다”며 “사시사철 달라지는 영덕의 모습에 맞춰 시기별로 영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여행을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덕 대게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맑음여행사의 정성과 진심은 여행 상품을 실제로 이용한 고객 후기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한 13명의 단체 고객과 관련한 일화다. 이 13명의 고객은 알고 보니 모두 형제자매로 대가족이었다. 일가족 중 막내의 나이가 무려 60살이었다. 맑음여행사는 이들을 인솔해 영덕의 바다부터 숲까지 숨은 여행지를 모두 돌았다. 이 여행객들이 돌아간 후, 자발적으로 군청 홈페이지에 ‘맑음여행사’ 칭찬 글을 올렸다고.

이 대표는 “이날 왔던 가족 여행객분들이 연세가 꽤 있어서 현지 맛집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여행 다니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두 만족스러웠다고 말씀해 주셨다”며 “영덕군청 홈페이지에 저희 여행사를 자랑하는 칭찬 글을 써줘 낯 뜨겁기도 하고 정말 감사하고 보람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산 타고 논 타고 과수원 탔지만...“미안해 말고 놀러 오셔요”





영덕 해파랑 공원 대게 벤치에 앉아있는 여행객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지난 3월, 경상북도 지역에 거대한 화마가 덮쳤다. 영덕군 역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피해가 심각했다. 영덕의 산도 타고 논도 타고 과수원도 타고 집도 탔다. 속옷부터 동전까지 싹 다 타버렸다.

영덕 주민들은 속옷 바람으로 나와 불이 붙어 활활 타고 있는 집을 보며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일평생 살아온 집이자 일생을 모은 재산이 잿더미로 변했다.
농작물은 말할 것도 없다. 국내 최대 송이버섯 산지였던 영덕 지품면 삼화리 국사봉 일대 송이산도 큰 피해를 봤다. 이곳은 영덕 송이 채취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다.



영덕 대게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이 대표는 “4월에는 통상 오던 여행객분들 수의 80%가 줄었었죠”라며 무겁게 입을 뗐다.

이어 그는“특히 대게 마을에 관광객이 줄었어요. 정전되면서 1마리에 8만원 정도로 고가의 대게가 수족관에서 무더기로 죽었죠. 상인들은 그때 가슴이 한 번 더 찢어졌죠”라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산불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여행업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그 피해는 배로 다가왔다.그런데도 이 대표는 자신이 아닌 자신보다 더 큰 피해를 본 영덕군민의 얘기를 들려줬다. 이 대표는 현재 산불로 피해를 본 마을 어르신을 위해 식사를 배달하는 일을 겸하고 있다. 맑음여행사의 이름값이 이 대표의 성정에 깃들어 있다.



영덕에 여행 온 가족여행객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이 대표는 “영덕 산에 갔어요. 산불이 지나간 자리에 새싹이 올라오더라고요. 영덕 주민도 똑같아요. 한 어르신이 그러더라고요. 살믄(면) 살아진다고. 지금 영덕에 여행 가도 되냐고 미안해하면서 문의 전화 주는 분들이 많아요. 그 발길이 저희에게 큰 도움이 돼요. 정말 미안해하지 말고 편하게 와 주세요”라고 전했다.


▶ 바다가는 달=문화체육관광부와 해양수산부가 다양한 해양관광 자원을 발굴 및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5월 한 달 펼치는 캠페인. 바다를 주제로 진행하는 이번 관광 활성화 캠페인 표어는 ‘파도 파도 끝없는’이다. ‘파도 파도 끝없는’ 다채로운 해양관광의 매력을 소개하기 위해 할인 혜택은 물론 지역별 특화 해양관광 콘텐츠, 특별 행사 등 다방면으로 소개한다.

영덕(경북) = 김혜성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