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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는 우리가 젊었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열악하다. 우리의 기부 공연을 시작으로 앞으로 청년 연극인을 위한 기부 공연이 이어지길 바란다."
원로 배우 신구(89)와 박근형(85)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특별 기부 공연으로 기획한다. 두 배우는 다음달 13일 하루 공연에 대한 출연료를 받지 않는다. 티켓 수익금은 청년 연극인을 지원하기 위한 '연극내일기금'으로 전액 기부된다. 두 배우는 23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극은 초연부터 서울과 지 기업은행프로젝트파이낸싱 방 투어까지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박근형은 "노년 배우로서 이 작품을 해낼 수 있을까 싶었고, 실험적인 면도 있었다. 배우의 다른 표현과 조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관객들이 많이 호응해 주셔서 감개무량했다"며 "감사한 일을 겪으며 열악한 연극계를 위해 작은 일을 시작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구는 "박근형의 말에 적금이율계산기 동감한다"며 "연극계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지난겨울 연극이 매진된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할까 하다가 이런 기회가 와 선뜻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두 배우의 고민에서 시작된 이번 기부는 앞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더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은 "이번 기금을 씨앗으로 해서 연극내일기금 펀드를 조성했다. 앞으로 더 전문직대출 많은 모금이 이뤄지고 다른 공연에서도 릴레이 기부가 이뤄지도록 계속 힘쓰겠다"고 밝혔다.
연극내일기금의 쓰임에 대해 정 위원장은 "두 선생님이 말하기를 젊은 배우들이 학교를 중심으로 연기를 배우다 보니 자신만의 연기법이 많이 미흡하다더라. 청년 배우를 위해 현장에 최적화된 재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장학재단원리금균등상환 이어 "두 선생님이 직접 나서서 청년 배우를 지도하고 싶다는 말씀이 있었다. 그런 장도 마련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두 배우도 기부가 계속 이어지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박근형은 "우리가 활동하는 동안 이 프로젝트를 계속할 거다. 다른 동료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미미한 힘을 보태겠다. 잘되는 공연은 하루쯤 기부 공연을 해서 기부금을 모아 국민은행 적금 이율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젊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인기의 비결에 대해 박근형은 "이 작품은 실체가 없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우리 삶과 비슷하다"면서도 "그렇지만 청년들에게 희망적인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신구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각종 불합리한 일들이 작품 안에서 만들어진 상황과 비슷하다. 젊은 층 사이에서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답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사뮈엘 베케트의 대표작으로, 실체가 없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방랑자의 모습을 통해 인간 존재의 부조리성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다음달 13일 공연은 두 배우의 뜻에 따라 19세부터 34세까지의 청년 관객을 위한 특별 공연으로 기획됐다. 공연 종료 후에는 배우 최민호(샤이니 멤버)가 재능기부로 사회를 맡고, 두 배우와 오경택 연출가가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박윤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