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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가 4월28일 중국산 고소작업장비(MAE)에 대해 최고 66.7%의 상계관세를 부과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작년 10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5.3%의 상계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지 6개월 만에 다시 관세 폭탄을 꺼내 들었어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시작된 미국 관세 폭탄에 맞서기 위해 세계 2~3위 경제권인 EU와 중국은 그동안 공동 전선을 모색해왔습니다. 리창 총리는 지난 4월8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주가지수추이
엔 EU 집행위원장과 전화 회담을 갖고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한 공동 대응 의지를 밝혔죠. 양측은 오는 7월 EU·중국 정상회담을 갖는 데도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달이 못돼 EU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조치를 내놓으면서 공동 전선에 균열이 생길 조짐이에요. EU는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수출길이 막힌 중국산 제품이 유럽백경
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걸 막는 조치까지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직접 동남아를 순방하면서 관세 폭탄에 맞서기 위한 반미연대를 호소했지만, 상황은 중국 의중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어요. 동남아가 시 주석의 호소를 외면한 데 이어 EU까지 등을 돌리면서 중국이 고립무원의 지경에 빠져드는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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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가 4월28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중국산 고소작업장비에 대한 반보조금 관세 부과 결정에 대한 발표문. /EU 집행위


◇중국산 제품 80종에 반덤핑·반보조금 관세
EU 집행위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발표문에서 “지써니전자 주식
난 금요일(4월25일)부터 중국에서 수입되는 고소작업장비에 대한 반보조금 상계관세 부과에 들어갔다”고 밝혔어요. EU 집행위는 이미 중국산 고소작업장비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왔는데, 이번에 반보조금 관세까지 더해 관세율을 20.6~66.7%로 올렸습니다.
건설 공사 현장에서 사용되는 고소작업장비는 유럽 시장 규모가 연간 10억 유로3D관련주
(약 1조6000억원)에 이른다고 해요. 프랑스의 하우롯데와 마니투, 중국의 시노붐과 저장딩리 등이 이 시장을 놓고 경쟁합니다.
EU는 중국 기업들이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보조금을 등에 업고 유럽 현지 제품보다 20%나 싼 가격에 팔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온 것으로 판단했어요. 중국 기업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2020년 29%에서 2022년10월 41%로 뛰어올랐다고 합니다.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것과 비슷한 과정을 밟은 거죠.
EU는 작년 3월부터 중국산 고소작업장비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진행해왔습니다. EU는 “중국 기업이 시장 가격보다 훨씬 싼 토지 사용료와 저리의 특혜 융자, 세금 감면 등을 포함한 각종 불공정 보조금을 바탕으로 EU 경쟁 기업에 비해 20%나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고 했어요. 이번 조치로 EU가 반덤핑·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한 중국산 제품은 트럭용 타이어부터 다리미판까지 총 80종으로 늘어났습니다.



중국 시노붐이 유럽에 수출하는 고소작업장비. /시노붐


◇미 관세 공동 대응 모색했지만...
EU는 작년 10월에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5.3%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내놓아 중국과 한바탕 관세 전쟁을 치렀죠. 중국도 이에 맞서 EU산 돼지고기, 유제품 등에 대한 반덤핑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전방위로 관세 폭탄을 쏟아내면서 양측은 잠시 휴전하고 공동 대응을 모색해 왔어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4월8일 리창 중국 총리와 가진 전화 회담에서 “유럽과 중국은 미국 관세로 인한 세계적 혼란에 대응할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리창 총리도 “중국과 유럽은 자유 무역의 지지자로서 협력과 소통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했죠.
세계 각국은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산 제품이 자국으로 밀려들 것을 우려하는 모습입니다. 인도는 4월21일 저가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해 12%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어요. 밀려드는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최근 “미국 관세폭탄의 영향으로 중국산 화물이 유럽에 밀려들어 수입이 증가하면 EU 차원에서 보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어요.



유럽을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5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3자 회담을 했다. /연합뉴스


◇“수출길 막힌 중국 덤핑 제품 밀려들라” 경계
영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 것처럼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을 막기 위해 소액면세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영국 전자제품 판매업체 커리스의 최고경영자 알렉스 발독은 FT인터뷰에서 “중국산 저가 제품이 덤핑 가격에 유럽으로 몰려들 조짐”이라면서 “EU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소액면세제도 폐지를 검토 중인데 영국도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인도 주재 중국대사인 쉬페이훙은 4월29일 인도 일간지 기고문에서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규정과 시장 규칙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으며 덤핑과 악성 경쟁을 통해 다른 나라 산업과 경제 발전을 가로막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중 관세 전쟁 여파로 중국산 덤핑 제품이 인도에 밀려들까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인데, 설득력이 떨어졌어요.
LCD(액정표시장치) 제조 업체인 중국 BOE는 지난 2010년부터 받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저가 제품을 쏟아내 세계 1위로 올라 선 기업입니다. 이 회사 작년 재무보고서를 보니 지난 3년간 받은 정부 보조금이 105억 위안(약 2조500억원)이었어요. 같은 기간 올린 순이익 154억 위안의 68%에 해당하는 금액이에요. 세계 1위 LCD업체가 이런 상황이니 다른 업체는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영국 소매업계가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산 덤핑 제품이 영국으로 밀려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파이낸셜타임스의 4월19일 기사. /FT 중문판




가까우면서도 먼 이웃, 다 아는 것 같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중국을 탐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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