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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노지민, 박서연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EBS 사옥 입구. 사진=연합뉴스, 미디어오늘 자료 사진



방송통신위원회가 돌연 지난해 중단된 EBS 이사 공모의 지원자들에게 관련 서류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해, 정권이 바뀌기 전 '알박기 인사' 의혹을 불렀다. 여·야·대통령 추천 5인의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는 현재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명한 2인 만으로 운영돼 위법성 지적을 받고 있다.

대학생대출이자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방통위는 지난해 EBS 이사 공모에 지원했던 이들에게 관련 법령 변경 및 문서 유효기간 만료 등을 이유로 내주 초까지 일부 서류를 다시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EBS 이사 공모는 지난해 추진되다 8월 국회의 탄핵소추에 따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직무 정지로 중단됐다. 그런데 9개월도 더 지난 시점에 기존 지원자들 서류를 농협 학자금대출 상환 다시 요청한 것이다.
EBS 안팎에선 6·3 대선 전 마지막 EBS 정기 이사회를 앞두고, 현 체제 방통위의 마지막 '알박기' 인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상 매월 셋째 목요일에 열리는 EBS 이사회가 이달 22일 열린다고 가정하면, 수요일에 전체회의를 개최하는 방통위가 14일 및 21일 회의를 통해 신임 EBS 이사 임명을 추진하는 것 아 대구 인터넷 니냐는 관측이다. 이 경우 현재 구 야권 5명, 구 여권 4명인 EBS 이사회 구도가 뒤집힐 수 있다.
방통위는 EBS 이사 공모 절차가 재개된 것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9일 관련 질의에 방통위 관계자는 “2024년 7월 EBS 이사 공모 당시 지원했던 지원자들에게 관련법령 변경, 유효기간 만료 등으로 당시 제출한 기본서류 중 결 펀드가입 격사유 본인확인서, 기본증명서 등 해당 서류의 재제출을 요청했다”며 “EBS 이사 임명 추진 여부는 위원회 회의가 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방통위는 이미 2인 체제로 EBS 사장 인사를 밀어붙이다 제동이 걸렸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7일 방통위의 신동호 신임 사장 임명 효력을 중단시켰다. 역시 2인 방통위가 의결했던 방송문화진 장애인채무조정 흥회(MBC 대주주) 이사 선임 효력은 1·2심에 이어 지난 3월 최종심인 대법원에서 효력정지가 확정됐다.
그러나 방통위는 EBS 신임 사장 임명 효력을 정지한 판결에 불복하며 즉시 항고했고, 법원에 김유열 현 EBS 사장 직무를 멈춰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했다. 나아가 사실상 무산된 EBS 이사 공모를 이어갈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김성관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장은 “2인 체제가 위법하다는 (EBS 사장 선임에 관한) 가처분 신청을 해서 법원이 인용을 했는데, 그럼에도 2인 체제에서 EBS 예산이나 중요 안건을 결정하는 이사회 구성을 강행한다는 건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판단한다”라고 주장하면서 “방통위가 곧 정상화될 텐데 그 이후에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이사회를 구성해야 EBS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 법원 판단을 무시한 채 강행하는 것을 반대하며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EBS 공모 당시엔 이사 지원자 면면의 논란도 있었다. KBS 재직 시절 봐주기 감사 논란의 인물이나, MBC 재직 시기 향응 사건 당사자 등 언론사 재직 시기 비리·도덕성 논란을 부른 이들이 다수 확인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식 등 정권 행사를 다수 맡았고 현재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보경 국제사이버대 객원교수도 지원했다. 현직 EBS 이사 중에는 류영호 부산외대 초빙교수, 강규형 명지대 인문교양 교수, 조호연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 박태경 전 언론중재위원회 부위원장, 이준용 자유언론국민연합 공동대표 등이 연임에 도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