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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장에 나선 북한을 고립화 시키는 대북 제재가 최근 1년 사이에 급속하게 흔들리고 있다. 북한은 대북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러시아 파병과 함께 서방의 감시망을 뚫고서 대외 무역 확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에 전략물자인 포탄을 제공한데 이어 추가 포탄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한 북한의 주요 수출 금지 품목인 광물의 해외 반출 움직임이 활발한 코미팜주가
것으로 포착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15년간 활동해왔던 유엔의 대북 제재 감시 기구인 '전문가 패널'을 1년 전 와해시킨 뒤 이같은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 제재 전문가 패널은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지난해 4월 말 전면 해산됐다. 지난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신설LG생활건강 주식
된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은 위반 사례를 조사하고 국제사회에 보고하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활동이 중단되면서 대북 제제 감시망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전문가 패널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로 임기를 연장해왔다. 그렇지만 러시아가 패널의 임무 연장 결의안에 지난해 처음 반대하면서 전면 해산됐다. 중국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에 사실상 동조했다. 유엔동영상황금성
의 대북제재 감시기구가 해체된 지 1년여 만에 북한이 국제법을 위반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북한의 무기수출이다. 북한이 유엔의 제재를 무시하고 올 초까지 러시아에 제공한 포탄 물량은 400만~600만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제공 물량 급증으로 북한산 포탄 생산실적도 급속히 증가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바다이야기게임다운
평년 수준의 4배, 최고 생산년도의 2배를 달성한 '포탄종합생산기업소'를 방문해 최근 직접 격려까지 했다.
■유엔 대북제재 감시망 해체 1년…북·중·러 연대
11일 외교부와 통일부 등에 따르면 대북 제재를 두고서 한국,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주의 동맹국들과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 동맹들 사이바다이야기
의 패권 다툼이 팽팽하다.
한국 동맹국들은 지난해 러시아의 반대로 전문가 패널 활동이 종료된 게 북러 간 군사 협력을 숨기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고 보고 있다. 북러는 줄곧 북한군 파병 사실을 인정하지 않다가 지난달 뒤늦게 시인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고 파병한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자 북한과 일체의 군사협력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러시아 측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근거하고 있으며 국제법을 준수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7일 오후(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북한의 제재 위반 점검과 함께 향후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감시기구인 전문가 패널이 지난해 4월 30일 임기 만료로 활동이 종료된 이후 현황을 점검한 것이다. 이번 회의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덴마크, 프랑스, 파나마, 슬로베니아, 영국 등 7개 이사국이 소집을 요청해 개최됐다.
반면 핵 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중인 북한과 동맹관계인 러시아와 중국은 최근 대북제재 중단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8일 북한에 대한 제재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러시아 전승절 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만나 '새 시대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상호작용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당사국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불참한 전승절 행사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정상이 대북제재 해제를 직접 요청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 성명서에는 동북아 지역 교통, 에너지, 무역, 투자, 디지털 경제, 농업, 관광 등 분야에 관한 '두만강 이니셔티브' 참여국 간 협력 발전에도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러시아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두만강 인근에 교각 건설에 착수하는 등 대북 경제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그동안 은밀한 통로로 진행한 대북 무역을 앞으로 드러내놓고 진행하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북한의 대외 무역 확대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북한 해상 무역의 70%를 처리하는 남포항 부두에 지난해 9월 이후로 50m 이상의 대형 선박과 유조선이 지속적으로 오가고 있다는 위성사진 분석이 나왔다. 북한은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및 러시아와 석탄과 철광석 거래를 이미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71호(2017년 8월 채택) 8항에 따라 북한산 철광석의 수출 및 이전이 전면 금지됐다. 이는 석탄 등 다른 주요 광물과 함께 북한의 외화 획득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독자제재 한계…한·미·일 동맹 공조로 대응
한국 정부는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해 북한산 철광석의 수출을 시도한 홍콩 선사와 선박, 중국인 경영진, 러시아 기업 등을 독자 제재해왔다.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이 강화된 후 급증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유엔 제재 위반에 정부는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는 북한의 금수품 거래에 관여한 해외 선사와 운영자 등에 대한 독자 제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홍콩 소재 선박회사인 '샹루이'와 운영자인 쑨정저·쑨펑, 이 회사 소속 무국적 선박인 '선라이즈(Sunrise) 1호', 그리고 화주인 러시아 소재 회사 '콘술 데베'(LLC CONSUL DV)를 한꺼번에 독자 제재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7월에도 북한산 석탄의 불법적인 해상 환적에 관여한 홍콩 선사 'HK이린'과 북한 선박 '덕성'호를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유엔의 전문가 패널 해제 이후 자국 기업과 개인의 대북 제재 위반 행위를 방관하고 있다.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의 유엔 제재 위반에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독자 제재밖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한미일 등 11개국은 해체된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을 대체할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을 지난해 10월 구성해 가동해왔다. 하지만 MSMT는 유엔의 공식 기구가 아니어서 국제법상 구속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방국들과 공조를 바탕으로 제재 위반 활동에 관여하는 자들에 대해 강력하고 일관되게 법을 집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