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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였다. 시간씩 방주라... 다가가자남규선 인권위 상임위원.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대한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 간리)의 특별심사가 예정된 가운데, 다음달 1일까지 간리 승인소위(SCA)에 내야 하는 답변서 내용이 베일에 싸여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답변서 작성 과정이 극비로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15일 인권위 상임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이 처음 논의될 예정이었으나 회의는 비공개였고, 논의 자체도 오는 26일 전원위로 연기되었다.
한겨레는 이날 상임위가 끝난 직후 남규선 상임위원을 만나 답변서 초안의 문제점에 관해 들어보았다. 남 상임위원은 “답변서 초안에 문제가 많아 오늘 상임위에서 수정 의견을 내려 했는데 이웰크론 주식
마저도 무산됐다. 26일 티에프 초안을 이야기하면 수정할 시간이 촉박하다고 했으나 거절당했다”며 “인권위의 ‘간리 티에프’가 낸 답변서 초안은 핵심은 다 빠진 알리바이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남 상임위원은 이날 상임위에서도 “118개 국가인권기구가 가입하는 간리에서 특별심사를 개시한다는 의미를 우리 위원회가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한다. 인권위를 정상화할슈퍼개미 한세희
소중한 기회인데, 이런 식으로 답변서를 제출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개선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앞서 지난 3월25일 간리 승인소위(SCA) 사무국은 한국 인권위에 특별심사 개시가 결정됐다고 전하면서 △인권옹호자 탄압 △장기간의 회의 부재로 인한 진정 처리 지연 △정족수 부족으로 인해 전원위가 개최되지 못한 문제 △직원에 대증권메신저
한 불이익 △계엄령 선포와 관련된 인권침해 △성적 지향, 성평등 및 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 등 최근의 인권위 상황에 대한 정보 등 10대 질문을 보낸 바 있다. 인권위는 이에 대한 답변서를 6월1일까지 간리 승인소위 사무국에 보내야 한다.
간리의 특별심사 결정은 국내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윤석열황금성용가리
정부가 임명한 위원들이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며 정치적으로 편향된 결정을 내리고 있고, 12·3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한 데 따른 것이다. 다음은 남 상임위원과의 일문일답.
― 간리 안건을 애초 상임위에서 심의하기로 했는데 연기됐다. 또한 비공개 심의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26일 전원위에서 비공개 여SDN 주식
부를 위원들끼리 다시 결정한다고 했다.
“위원회법 제14조에 따르면 ‘위원회의 의사는 공개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위원회 운영규칙 제9조에도 회의는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위원회법 제14조 단서에서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지만, 운영규칙에서 규정한 비공개사유는 국가기밀 등에 해당할 때다. 다만 공정한 의사결정 또는 업무수행에 현저히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을 때 비공개할 수 있으나, 이 사안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아시다시피, 윤석열 방어권 안건도 공개로 심의했다. 1월 초부터 비공개 안건이었다가 안건 발의자 김용원 위원이 공개를 주장하자 2월10일 공개안건으로 바뀌었다. 간리가 10대 질문을 (인권위에) 한 사실은 보도 등으로 이미 공지의 사실이 되었고, 여러 언론의 관심사이므로 비공개되기도 어렵다. 애초에 비공개할 사안이 아니다.”
― 지난달 초 인권위는 ‘간리 티에프’(간리 특별심사 대응 및 위원회의 국제적 역할 강화를 위한 티에프팀)를 구성했다. 티에프 구성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왔는데.
“그렇다. 안 위원장이 지휘하는 티에프는 국장과 과장, 직원으로만 구성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생각해서라도 위원 참여가 필수다. 무엇보다, 간리 승인소위에 시민사회단체가 특별심사를 요청한 걸 감안한다면 티에프에 시민사회 참여는 필수다. 그러데, 이걸 다 무시했다. 안 위원장은 답변서 작성을 본인이 직접 지휘하려고 한 것이고, 티에프는 사실상 알리바이용이다. 티에프의 간리 답변서 관련 안건을 상임위나 전원위에 상정한 것도 마찬가지다. 위원장 의도대로 할 거면서, 들러리 서게 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 간리가 답변을 요청한 10대 질문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권위는 또다시 실기하고 있다. 이 질문들이 주는 의미를 모르고 있는 건지 모른 체 하는 건지,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가는 게 능사가 아니다. 그렇게 되지도 않을 거다. 지난 3년간 윤석열 정부 아래서 ‘망가진’ 인권위의 상태를 제대로 진단하고, 인권위 정상화를 위해 해야 할 리스트를 작성하고 우선순위부터 신속하게 해 나가야 한다. 이 질문들은 그런 계기를 제공하고 있는데, 안 위원장은 본질을 회피하고 거꾸로 가고 있다.”
― 오늘 간리 티에프 관련 안건이 연기됐지만 답변서 초안을 봤을 텐데, 무슨 문제점이 있나.
“2023년 10월 윤일병 유가족과 군인권센터 활동가들이 인권위를 방문해 인권위원장 면담을 요구했는데, 이를 김용원·이충상 상임위원이 자신들에 대한 감금 및 공무집행방해 등이라며 수사 의뢰를 한 사건에 대해 간리가 답변을 요청했다. 티에프가 만든 답변안은 이에 대해 ‘수사의뢰와 소송은 위원회 차원이 아니고 공식입장 아니다’라고 했다. 인권위원장 면담을 요구하며 인권위 방문한 유가족과 인권활동가를 경찰에 수사의뢰하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인권위 차원이 아니고 ‘개인 차원’이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인권위는 먼저, 수사의뢰와 소송을 당한 당사자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
또한 티에프 답변안은 ‘수사 의뢰와 소송이 미친 영향을 평가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답변은 인권위의 책무를 회피하는 것이다. 2001년 인권위 설립 이후 유례가 없는 경우다. 더구나 시민사회를 동반자가 아닌 적으로 몬 것은 위원회법에 규정된 인권위 업무 ‘인권단체와의 협력’을 방기한 행위로 이에 대한 인정과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 계엄령 선포에 따른 인권침해 관련 질문에는 티에프가 어떤 답변을 만들어놨나.
“답변서를 보면, 비상계엄과 관련된 질문에 인권위는 비상사태 상황에서 국가인권기구로서 취해야 할 조치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이를 인권위원 및 직원들이 구체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비상사태 상황에서의 인권위 활동 매뉴얼을 준비 중’이라며 ‘현재 계엄법 입법 현황 등 계엄령 이후 상황에 관해서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며, 현재 국회에 발의된 계엄법 개정안에 대한 정책 의견표명을 준비 중에 있다’고 했다. 정작 비상계엄 직후 전원위에 상정된 비상계엄 관련 직권조사 안건은 기각하고 비상계엄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 권고 안건을 의결했으면서, 여기에 대한 반성은 없이 매뉴얼 타령만 하고 있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는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 권고를 한 인권위에 대해 ‘대통령의 변호인’처럼 행동하여 독립성이 생명인 인권위의 존립 기반을 뒤흔든다는 비판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인권위는 2월18일 계엄군 수뇌부 활동으로 구속 기소된 육군참모총장 등 군 장성들에 대해 신속히 보석 허가 등을 하라고 권고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성찰과 재발방지 대책이 전혀 없다.”
― 장기간 회의 미개최 관련한 간리의 질문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2023년 침해구제제1위원회(침해1소위, 소위원장 김용원 상임위원)의 4개월간 미개최에 대해 티에프 답변안은 ‘사건 처리는 전년보다 감소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는 진실의 왜곡이다. 4개월만인 12월7일 무려 317건이 상정됐으나 이날 다수 진정이 기각됐고, 또한 이례적으로 상당수 ‘인용안’이 전원위에 회부됐다. 12월19일에도 또다시 다수 진정이 기각처리 되었다. 당시에도 ‘위법’하게 ‘자동기각’한 사건이 발생해 진정인이 제기한 소송에서 위원회가 패소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전원위로 회부된 ‘인용안’은 전원위에서 기각되거나 아직도 계류 중으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심의받는 데만 2년 가까이 걸렸으나 끝나지 않은 것도 있다. 이러한 사건들이 인용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보수화된 인권위는 전원위에서 진정사건 인용안을 대부분 기각하고 있다. 2024년 침해1소위에서 인권침해로 권고한 경우는 손으로 꼽힌다.”
― 성적 지향, 성평등, 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문제에 대한 간리의 질문에는 인권위는 어떻게 답변했나.
“답변서를 보면 ‘최근 5년간 약 400건의 성적 지향, 성별, 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 관련 진정을 접수하여 처리했으며, 다수 구제 결정과 제도개선 권고를 통해 차별을 시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건 제가 다른 위원들과 소위에서 처리한 사건이다. 하지만 위원장은 무얼 했나. 차별금지법 교육 콘텐츠를 삭제했고, 인권위가 그동안 참여한 퀴어문화축제에 불참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변희수 재단 비영리법인 설립허가에 대해 이유도 없이 10개월 넘게 미루고 있다. 게다가 인권상황보고서에서 성소수자 및 차별금지법 관련 의제는 대폭 삭제해 발간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다.”
― 그 밖의 문제점은 또 뭐가 있나.
“2023년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과장을 업무 배제 주장하며 소위 개최를 하지 않고, 최근 침해1소위 회의에 국·과장을 참석하지 못하도록 한 김용원 상임위원의 행위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돼 있지 않다. 또한 ‘자동기각’으로 문제가 된 의결정족수 문제에 관해 지난해 10월 20차 전원위 의결을 통해 정리되었다고만 했다. 이건 정리된 게 전혀 아니다. 법원에서도 인권위가 패소한 문제다. 이번 간리 티에프 답변서는 온통 ‘사실 호도’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