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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하고 미안하다고 또는 감정을 정상 사무실 말씀을김밥을 조금 더 쉽게 먹기 위해 내가 낸 꾀는 식탁에서 각자 김밥을 싸 먹는 것이었다. /윤혜자 제공당신은 지금부터 평생 한 가지 음식만을 먹어야 한다. 어떤 음식을 선택하겠는가? 나는 별로 고민하지 않고 답할 수 있다. “김밥”이라고. 아니 김밥이 어떻게 한 가지 음식인가? 김과 밥 그리고 그 안에 각종 채소와 계란도 들어 있으니 안 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우겨본다, 김밥은 한 가지 음식이라고. 내가 김밥을 아무리 좋아해도 늘 같이 밥을 먹는 남편의 식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남편에게 물었다.
“당신은 김밥 좋아해?”
“응. 좋아.”
“왜 좋아?”
“간편하고 맛바다이야기예시
있잖아.”
이 답을 듣고 매번 나의 메뉴 결정에 따라 김밥을 먹어야 했던 남편에게 가졌던 아주 작은 불편함에서 자유로워졌다. 우리 부부는 자주 김밥을 사 먹는다. 끼니를 애매하게 놓쳤거나 마음은 급한데 밥을 지을 시간이 없을 때가 그런 경우다. 보령에서 서울 갈 때, 특히 오전 기차를 탈 때는 어김없이 ‘햇살머믄꼬마김밥 명천점’에 전화를 온라인 릴게임 정보
해 김밥 2인분을 주문해 포장해 들고 기차에 오른다. 서울 성북동에도 단골 김밥집이 두 곳이나 있다. 포장만 할 때는 ‘영아네김밥’에, 라면과 같이 먹고 싶을 땐 ‘김밥 어나더 다방’에 간다.
김밥의 짝꿍은 라면, 김밥만 먹으려다 결국 라면도 같이 주문하는 것은 거의 불문율모바일릴게임종류
에 가깝다. /윤혜자 제공
우리가 먹는 김밥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다른 재료가 아무리 풍성하고 좋아도 밥이 별로면 다시 먹지 않는다. 잘 지어 간을 잘 맞춘 밥으로 싼 김밥,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기본에 충실한 김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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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 김밥집이 등장하면서 김밥은 흔하고 저렴한 음식이 되었다. 그러나 내가 초등학교·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김밥은 소풍이나 운동회 등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었다. 먹는 데는 순간이지만 만드는 데는 손이 제법 많이 가기 때문이다. 맛과 모양을 고려하여 김밥에는 대략 5가지 내외 재료를 넣는다. 이 재료들은 모두 제각각 손질해 먼저 조리를 한다. 밥을 지어 소릴게임다운
금과 참기름을 넣어 간과 향을 더한다. 단무지는 판매용을 사면 그만이지만 계란 지단은 직접 부쳐야 한다. 햄과 맛살은 기름에 살짝 굽고 당근은 채 쳐서 소금 간을 해 볶는다. 기온이 높을 땐 오이, 기온이 낮을 땐 시금치를 넣는데 시금치는 데쳐서 소금을 넣어 무치고 오이는 물이 생기지 않게 씨 부분을 파내거나 약간의 소금에 절여 물기를 짜내야 한다.
김밥을 조금 더 쉽게 먹기 위해 내가 낸 꾀는 식탁에서 각자 김밥을 싸먹는 것이었다. /윤혜자 제공
최근 나는 김밥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어 먹기 위해 꾀를 내었다. 월남쌈 먹듯 식탁에서 각자 직접 김밥을 싸 먹기로 한 것이다. 표고버섯과 다시마를 넣고 지은 밥에 간을 맞춰 솥째 올리고, 재료도 손질하고 조리하여 그대로 식탁에 올렸다. 김은 반으로 잘라 대충 말아 손에 들고 먹기 좋게 준비했다. 그리고 둘이 마주 앉아 각자 원하는 재료를 넣어 김밥을 쌌다. 나는 루콜라를 많이 넣었고 남편은 모든 재료를 아주 소심하게 넣었다. 김밥 싸는 데도 성격이 보이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김밥은 조선 시대에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정월대보름에 김이나 배춧잎에 밥을 싸서 먹는 ‘복쌈’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삼국유사’(1281)에 김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신라인들이 허리에 새끼줄을 묶고 깊은 바다에서 김을 채취했다는 이야기가 ‘본초강목’(1596)에 실린 것을 보면 꽤 오래전부터 우리는 김을 먹었다.
그리고 이제 K푸드 인기와 함께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음식이 되는 중이다. 우리는 물론 세계인이 김밥에 빠지는 것은 건강한 음식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밥이 가진 ‘확장성’은 식성과 풍습을 넘어 더 많은 사람이 김밥을 즐길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고기를 좋아하면 고기를, 나처럼 채소를 좋아하면 채소를 많이 넣고 만들 수 있으니까.
새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의 첫 식사 사진은 포장 김밥이었다. 대통령이 취임 첫날 국무회의를 하며 종이 상자에 포장된 김밥을 업무 테이블에서 먹는다는 것은 밥 먹을 시간까지 쪼개 일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이기도 하다. 그런데 성인 남자가 김밥 한 줄로 양이 찰까? 김밥집에 가면 늘 ‘김밥만 먹을 것인가, 라면을 같이 시킬 것인가’로 고민하지만 이내 라면을 같이 주문한다. 김밥에 라면을 곁들일 수 있는 내 식탁이 국무위원들의 회의 테이블보다 풍성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좀 우쭐해졌다.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으며 국무회의를 이어가는 이재명 대통령.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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