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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간호사들의 고백 산문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도서출판 작가마을이 펴낸 'Pro 나이팅게일의 수다'는 간호사라는 직업의 그림자와 빛, 인간으로서의 삶을 풀어낸 산문집이다.
특히 간호경력 20~30년을 넘긴 간호사들과 간호학 교수들이 직접 펜을 들며 그들의 시선으로 본 병원과 세상, 그리고 자신에 대한 기록을 담아냈다.
허현점(가야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이인희(김해사랑병원 간호부장), 주은주(김해삼승병원 간호부장), 박미경(늘품정신건강상담센터장), 최인순(마산대 간호학과 교수) 등 5인의 저자는 임상과 교육 현장을 오가며 겪은 다양한 경험을 수필과 시로덕성 주식
풀어냈다.
일상과 병동, 삶과 죽음, 분노와 연민이 오롯이 녹아 있는 이 책은 간호사들이 단지 '백의의 천사'로만 소비되는 현실에 반문하며, '사람'으로서의 간호사에 집중한다.
허현점 교수는 어느 여름 출근길의 피로한 일상을 회고하며 "그래, 나도 간호사지"라고 다짐하는 스스로의 마음을 기록했다. 폭우로 잠긴 서울에서 젬벡스
묵묵히 병원으로 향하는 딸과의 통화, 무더위에 짓눌린 일상, 환자의 건강을 챙기다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하는 간호사의 현실이 담담히 그려진다.
이인희 간호부장은 "간호사가 천사라고요?"라는 글을 통해 열악한 근무환경과 병원 시스템의 모순을 꼬집는다. 인력 부족으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며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들, 교육받을 틈도 없이 투입되는올쌈바
신규 간호사들의 현실을 조명하며 정작 '백의의 천사'라 불리는 사람들은 울고 있다고 고백한다.
주은주 간호부장은 본인의 시술 경험을 수필로 담았다. 간호사로 일하며 환자에게 무심코 던졌던 말들이, 막상 자신이 환자가 되자 어떻게 다르게 와닿는지를 돌아본다.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감사와 다짐이 진심 어린 문장으로 이어진다.
주식명장
박미경 센터장은 청소년 중독 사례를 현장의 시선으로 다뤘다. SNS를 통해 쉽게 접근 가능한 마약성 약물, 부모와의 단절된 소통, 위기의 청소년들 이야기를 통해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어떻게 보듬을 것인지 고민을 전한다. 그는 "중독은 단지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의 공감 실패에서 비롯된 사회의 문제"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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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순 교수는 신생아실에서의 한 '기적'을 기록했다. 밭고랑에 버려져 사망 판정을 받고 온 신생아가 간호사들의 세심한 응급조치와 보살핌 속에 기적처럼 생명을 되찾은 사연이다. "희미한 울음소리처럼 기적은 우리 곁에 있다"는 마지막 문장이 긴 여운을 남긴다.
 




'Pro 나이팅게일의 수다'를 펴낸 간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번 책은 인제대학교 국문학 박사이자 글쓰기 전문강사인 정수정 씨의 기획으로 시작됐다. 몇 년 전, 대학원 동기 간호사 여섯 명이 결성한 글쓰기 모임 'Nurses Essay Club'이 그 출발점이다. 매주 모여 서로의 글을 다듬고 토론하며 작업을 이어왔고, 그 결과물이 이 책으로 출간됐다. 집필 도중 세상을 떠난 이미희 선생의 추모 글도 함께 담겼다.
'Pro 나이팅게일의 수다'는 간호 현장의 피로와 열정, 환자의 고통과 생명을 함께 짊어져 온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간호사도 우리처럼 아픈 사람'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병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 한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이 책은 간호사뿐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