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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저는 세상의 반응을 신경 쓰며 작품을 쓰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국 독자들이 제 이야기를 즐겨주신다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은 없을 겁니다."
일본 추리 소설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한 명인 다카노 가즈아키(高野和明·61)가 단편소설을 들고 한국을 찾아왔다. 데뷔 후 20여년 동안 7편의 장편, 1편의 연작 소설집을 펴낸 그는 최근 사실상 첫 단편소설집인 '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황금 전세자금대출 상담 가지)를 일본보다도 한국에서 먼저 출간했다.
서울국제도서전 참가를 위해 한국에 방문한 다카노 작가는 20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한국에서 제 소설('6시간 후 너는 죽는다')이 영화로 제작돼서 한국에 왔는데, 그때 한국 출판사의 편집자가 단편집 출간을 제안해 책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학자금대출 전환대출 2차 그는 "제가 '일본에선 단편소설집이 잘 팔리지 않는다'고 했더니 편집자가 '그럼 한국에서 출간하자'고 말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에 돌아가 '한국에서 단편집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더니 일본 출판사에서 굉장히 당황한 기색이었다"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한국 독자들이 제 작품을 즐겨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이유는 저로서는 잘 알 서울시 중랑구 수 없지만, 한국 분들을 만나면 왠지 처음 만나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뭔가 공통점이 있는 사이 같다는 생각이 들죠."



다카노 가즈아키 기자간담회 일본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가 이달 20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단편소설집 '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황금가지) 기자간담회 일본계금융회사 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황금가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01년 장편소설 '13계단'으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으며 데뷔한 다카노 작가는 일본에서 추리작가협회상과 야마다 후타로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한국에서도 장편 '제노사이드'가 10만부 이상 팔린 인기 작가다.
LTV·DTI 그는 인종 차별과 일본 우경화를 대한 우려나 비판적 시각을 소설에 담아내 '사회파 추리 소설 작가'로도 불린다. 이번 소설집 수록작인 '아마기 산장'에서도 전쟁의 공포에 대해 생각할 내용을 던진다.
그러나 다카노 작가는 "그런(사회파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저는 스토리가 재미있는지를 가장 먼저 생각하고 사회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소설을 쓰진 않는다"며 "이야기에 자연스레 사회 문제가 따라붙게 돼 다루게 된다면 전력을 다해서 쓸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기 산장'에서 전쟁의 참상에 관한 메시지를 남긴 것에는 보람을 느꼈지만, 기본적으로는 재미를 주기 위한 소설이고 깊은 주제를 담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카노 작가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답변에서 '재미'를 강조했다. 그런 그에게 재미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다카노 작가는 "제가 재미를 느끼는 것은 두 가지"라며 쉽고 간명하게 대답했다.
이어 "제가 글을 쓰는 사람이 되기 이전에 미스터리 팬으로서 스스로 심리를 들여다보면서 깨달은 점은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될까' 그리고 '이 인물은 어떤 사람일까'라는 궁금증을 느낄 때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독자가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하며 페이지를 넘기게 하고, 독자가 작품 속 인물을 자기 자신인 것처럼 감정을 이입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방문한 다카노 가즈아키 일본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가 최근 한국에서 출간된 단편소설집 '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금가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카노 작가는 이날 작품을 집필하는 과정도 이야기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자료를 조사해 집필에 이르기까지의 힘겨운 과정을 생생하게 설명했다.
그는 A4용지를 두 번 접어 보이며 "이 정도 되는 크기 수첩에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적어두는데, 한 권을 다 채우는 데 10년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제 아이디어가 언제 어떻게 번득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아이디어가 나오면 기술을 발휘해 집필을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아이디어만 나온다고 해서 저절로 글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다카노 작가는 "장편소설 한 편을 쓰는 데 최소한 책 20권 정도 분량의 문헌 자료를 조사하고, 가장 많은 경우 일곱 상자 정도 되는 양의 자료를 조사한 일도 있다"며 "그렇게 조사해도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전문가를 만나 조언을 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직접 제가 해보기도 한다"며 "'6시간 후 너는 죽는다'에서 댄서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직접 춤추면서 댄서의 움직임에 대해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다카노 작가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차기작은 구상 중이고 언제 완성할지 예상할 수 없는 단계"라며 "일본에선 나이가 들수록 도덕적인 이야기를 하는 데 집중하는 작가가 많지만, 저는 그렇게 되지 않고 계속 재미를 추구하고 젊은 사람도 재미를 느낄 만한 책을 앞으로도 써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제 소설을 읽고 '저 늙은이는 어쩜 이렇게 바보 같은 이야기를 썼을까?'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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