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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영상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이란 국민은 항복하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사흘 뒤인 21일 미군이 B-2 폭격기를 동원해 벙커버스터 14개를 투하, 핵심 핵시설을 타격하자 지난 취업정보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합의를 전격 수용했다.


이란의 신권정치(신의 대리인이 신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아 시민을 다스리는 절대권력의 정치)를 대표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 최고지도자가 36년 통치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 취업후상환학자금 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간 ‘강권적 휴전’ 합의를 이끌어낸 가운데, 이란이 사실상 미국과 이스라엘의 힘에 무기력하게 굴복하며 46년 유지돼온 이란 신권정치의 ‘정점’ 하메네이가 벼랑 끝에 몰렸다.
하메네이의 상황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이스라엘과 미국으로부터 생사 위협을 받고 있는데다 핵심 측근들이 대거 살해돼 체제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현대캐피탈근로자대출 실정이다. 여기에 외부 지원군조차 없다. 미국의 막강한 지원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이 2023년 가자지구 전쟁을 계기로 이란을 지지하던 세력들(저항의 축·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 정부)을 차근차근 궤멸시키며 이란의 숨통을 조여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핵시설 공격 ‘초강수’에 휴전 수용
광주신용회복 젊은 시절, 서구문학 사랑했던 성직자
이슬람 혁명 1세대 거쳐 최고지도자로
호메이니 이어 36년간 이란 실질 통치

이스라엘은 지난해 9월에는 헤즈볼라 지도부를 제거했고, 12월에는 시리아의 알아사드 독재 정권이 붕괴했다. 가디언은 “이 모든 사건이 이란을 연쇄적으로 약화시켰다”고 자기차량 평가했다.
하메네이는 우군을 잃은 채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은신했다. 이란 일부 매체에서는 그가 지하 벙커에 가족과 함께 숨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란 내부에서는 하메네이 지도부에 대한 분노와 무력감이 분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테헤란 시민들 사이에서 “그 누구도 고작 6∼7일 만에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나라가 또 다시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는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1일 이란 핵시설 직접 타격 이후 사실상 백기투항한 하메네이의 통치력에 정권 교체나 권한 축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란 인권변호사 시린 에바디는 “이란 정권의 끝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란 정권은 수백만 시민의 항거를 통해서만 붕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 혁명 1세대 주역…1989년 최고지도자로




하메네이의 젊은 시절 모습 [위키피디아]


하메네이는 신의 대리인, 입법·행정·사법 3부의 위에 있는 최고 권력자, 이란 대통령 인준, 해임권을 가지고 있어 대통령은 바뀌어도 36년간 변하지 않았던 최고지도자였다.
하메네이는 1939년 이란 북동부 도시 마슈하드에서 평범한 성직자 가정 여덟째 중 둘째로 태어났다. 마슈하드 신학교에서 공부하던 하메네이는 졸업 후 성직자로 활동하다 이슬람 혁명 1세대 주역이 된다. 1962년부터 알리 하메네이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열렬한 추종자가 됐다.
이란 팔라비 왕조에 맞서 여러 차례 투옥되며 이란 이슬람혁명을 이끈 호메이니의 최측근으로 떠올랐다. 이슬람혁명이란 입헌군주제인 팔라비 왕조가 1979년 무너지고 이슬람 종교지도자가 최고 권력을 갖는 신정체제로 전환한 사건을 뜻한다.
호메이니와 혁명에 성공한 하메네이는 권력을 거머쥔다. 국방부 차관이 돼 이란에서 가장 강력한 기관 중 하나가 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서 활동했다. 혁명 직후 1981년 당시 대통령이 암살당하자, 대통령으로 선출돼 8년간 이라크와 전쟁을 치렀다.
호메이니가 사망한 뒤 하메네이는 1989년 이슬람 성직자 회의를 통해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이란의 대통령, 의회는 4년마다 선거로 바뀌지만 최고지도자는 종신제다. 호메이니가 이슬람공화국 건국 초기 약 10년을 통치했던 데 비해 하메네이는 36년간 절대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신정일치의 이슬람공화국인 이란의 통치 구조상 그는 군 통수권을 비롯해 외교·안보 등 주요 정책을 최종 승인하며 입법·사법부 역시 그의 통제하에서 제한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하메네이는 입법·사법·행정 3부 위에 있고, 정보기관, 언론, 종교기관, 사법부를 직접 임명하거나 통제하는 것이다. 또 군 통수권자로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IRGC의 특수부대인 쿠드스군 통제권도 갖는다.

톨스토이 사랑했던 종교인→카리스마 지도자 변모




하메네이가 이란 대통령을 역임하던 시절 사진. 하메네이는 1981년부터 1989년까지 이란의 대통령이었다. [게티이미지]


하메네이는 이슬람 문화를 수호하는 신의 대리인이지만, 젊은 시절 그는 서구 문학을 사랑하는 종교인 중 한 명이었다. 빅토르 위고, 톨스토이를 존경했고, 마르크스주의와 이슬람주의를 융합하여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만들려는 사상가들을 만났다. 서구문학을 즐겼지만, 역설적으로 반서구 정서도 강했다.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이후 그의 성향은 더 강해졌다. 당시만 해도 하메네이는 전임자보다 대중적 호소력과 카리스마가 부족해 약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반대파 관리에 나서며 권력을 공고히 했다.
이후에는 더욱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다. 1990년대 그는 자신이 존경한다고 공언했던 시인조차도 보안 기관의 표적으로 삼을 만큼 반체제 인사를 추적했다. 1997년 개혁파인 모하마드 하타미가 압승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자 하메네이는 어느 정도 행동의 자유를 허용했다. 하지만 종종 이념을 수호하기 위해 강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특히 혁명 이후 체제 수호를 위해 창설된 최정예 부대 이란혁명수비대를 통해 내부 단속은 물론 대외 강경책을 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중동 일대 세력을 모아 친(親)이란 무장단체 ‘저항의 축’을 만들었다. 카네기 국제 평화 기금의 카림 사다드푸르는 “하메네이는 지난 100년 동안 가장 강력한 이란인 다섯 명 중 한명으로 변모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이란의 ‘초강력 무기’인 핵도 적극 개발했다. 1950년대 팔라비 왕조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시작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넘겨받아 지속해서 핵을 발전시켜 왔다. 2000년대 초 고농축 우라늄의 농축을 일시 중단했으나 2006년 재개했다.

가자전쟁 이후 이스라엘 압박 가중됐지만 방심




지난 1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한 시민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사진을 들고 있다. [AFP]


이란 내·외부에서 세력을 공고히 하던 하메네이는 2023년 가자 전쟁을 기점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저항의 축’인 하마스와 헤즈볼라 수뇌부가 사라졌음에도 방심했고, 결국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자지구 전쟁 와중에도 이스라엘은 꾸준히 친이란 세력을 제거했다. 이란군 지도부를 12명 가까이 살해했고, 이번 공습으로 군 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를 추가로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상당 부분 무력화시켰다. 이란의 또 다른 지지 세력이었던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도 붕괴됐다.
경제난 등 이란 내부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선제공격 전에도 날로 치솟는 물가로 이란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며 연일 파업과 시위가 이어지는 등 이란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간호사와 통신업 노동자들이 임금 체납에 항의해 시위를 벌였고, 테헤란 전통시장 제화업자와 상인들이 지난해 12월 고물가에 항의하며 이례적으로 집단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핵무기 개발로 ‘앙숙’ 이스라엘 표적 1순위
미국·이스라엘 공격에 사실상 ‘백기투항’
親이란세력 궤멸·경제난…정권교체 가능성




이스라엘 공습은 국내 불안을 증폭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며칠 새 이란 통화 가치가 13% 폭락했고, 이란 천연가스와 정유시설 등 기반 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에너지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라스무스 엘링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는 “이슬람공화국은 국내 상황을 통제하는 능력을 상실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핵시설 기습 공습 이후 이란 내부의 위기는 심화하고 있다. 인터넷 접속이 차단되고, 대피소도 부족한 상황에서 상점과 학교, 공장 등이 문을 닫으며 도시는 사실상 마비 상태다.
수십 년 동안 군사력을 강화했으면서도 이스라엘의 공습을 막지 못한 건 하메네이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공습 이후 일부 이란 관료들은 이란의 대공망이 효과적으로 막지 못한 이유에 대해 의문을 달았다고 NYT는 전했다.
이들은 “우리의 방공망은 어디에 있나”, “이스라엘이 원하는 대로 공격하고 우리 최고 지휘관을 살해하는데 이를 막을 수 없나”라는 대화를 나눴다. 이란 상공회의소 에너지 위원회 위원인 하미드 호세이니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지도부는 완전히 당황했으며 특히 최고 군 지도자와 핵 과학자들 살해가 충격적이었다”며 “우리 방공망의 부실과 그들이 저항 없이 우리 핵심 시설과 군사 기지를 폭격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란의 방공망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을 저지하기 위해 구축한 이슬람 민병대 연합은 사실상 산산조각이 났다”고 평가했다.

더 이상 물러날 곳 없는 하메네이, 어떤 결정 내릴까

이스라엘과 미국의 압박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하메네이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지만, 결국 휴전을 수용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무력충돌 12일째 휴전에 합의한 24일 “국제 규범에 따라 미국과의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군 공습 이후 촬영한 이란 이스파한 핵시설 위성사진[로이터]


이제 하메네이에겐 미국과 협상해야 할 지, 하게된다면 핵프로그램 포기를 어느정도 까지 받아들일지 결단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앞서 이란은 핵심 농축시설인 포르도 핵단지가 미군에 폭격당하자 농축 우라늄을 이미 안전한 곳으로 옮겨놨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란원자력청(AEOI)은 당장 24일 성명에서 “이란이 가진 역량을 감안하면 이란 핵산업은 자연스럽게 계속될 것이며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하메네이 체제의 균열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외교협회 소속 이란 전문가인 엘리 게란마예는 이스라엘 공습 이후 “국가가 정치·사회·경제적 권리를 극도로 제한하는 대신 국가가 최소한의 안보를 보장한다는 이란 정권과 국민 사이의 사회적 계약이 근본적으로 붕괴했다”고 지적했다.
향후 하메네이가 제거되거나 정권 전복 사태가 발생할 경우 신권체제로 강력하게 뭉쳤던 9000만 이란인들이 큰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엔 아랍인, 아제르바이잔인, 쿠르드족, 발루치족 등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분리독립을 지지하고 있어 민족 간 혼란도 불가피하다.
정치 내분에 휩싸일 여지도 있다. 하지만 현재 이란혁명수비대 총사령관 호세인 살라미, 미사일 사령관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정보 책임자 모하마드 카제미, 전시 합참 고위 참모 알리 샤드마니 등 핵심 참모 그룹이 사망해 이란 지도부의 공백이 생길 여지가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AFP]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여겨지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지난해 헬리콥터 추락으로 사망한 이후, 신정 체제의 뚜렷한 후계자가 없다.
하메네이가 사망할 경우 이란 헌법에 따라 전문가회의의 주관으로 비상 승계 절차가 개시된다. 현재까지는 하메네이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56)와 하산 호메이니(53)가 가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의사 결정권 내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여겨지는 중간급 성직자”라며 “혁명수비대 및 종교·정치인들과 견고한 관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하산 호메이니는 1979년 팔라비 왕조를 축출하고 이슬람 공화국을 세웠던 ‘혁명의 아버지’ 고(故)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다. 호메이니는 사회적·정치적 규제를 완화하자는 ‘개혁파’ 성향이며, 대내외적으로 온건 노선을 주장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일각에선 온건파와 강경파로 나누어진 이란 정치인 중 핵무기 개발에 적극적인 강경파가 새로운 독재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WSJ은 “누가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가 부족해 후계자 승계 단계가 복잡해질 수 있고, 정권 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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