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포카성 ▼ 31.ryt144.top ▼ 바다이야기 게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변래란정 작성일25-06-28 09:50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
http://36.rsc791.top 1회 연결
-
http://62.rzz861.top 1회 연결
본문
【9.ryt144.top】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던진 첫 번째 질문.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왜 이리 높지요?”
의외였다는 반응이 많았다. 첫 국 야채 무회의에서 복지부 장관에게 한 첫 질문이 1년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 상황과 그 수습 방안이 아니라 높은 자살률 문제였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1등’을 좋아한다. 하지만 굳이 차지하지 않아도 되는 ‘1등’ 타이틀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8.3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11.1명)의 2배가 넘는 수준으 소득증빙이란 로 2004년 이후 20년 동안 1등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지난해 7월 ‘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1년이 채 되지 않은 현재 5쇄를 찍었다. 이 책을 쓴 건 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 그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영상은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가장 좋은 위로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2년 동안 391 제도권금융기관조회 만회 재생됐다.
지난 19일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곤조곤 말하던 나 교수의 목소리는 그동안 이러저러한 대책이 나왔는데도 자살률이 올라가는 이유를 물었을 때부터 커지기 시작했다. 나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자살 예방 대책이 안 먹힌 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 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부천직장인밴드 이어서 그는 “지금 한국의 문제는 팔 부러진 환자가 정형외과 의사 유튜브 보면서 뼈가 붙길 바라는 것”이라고 했다. 무슨 말인지 알 듯 말 듯했다.
◇누구나 아플 자격이 있다
-유튜브 보면서 뼈 붙길 바란다니요?
“뼈가 부러지면 병원에 가야 한다는 것은 다 알죠. 마찬가지로 정신 건강에 문제가 농협 신혼부부전세자금대출 생기면 병원에 가서 치료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유튜브 보면서 자기 증상을 짐작하고, 치료가 됐다고 생각해요. 정신과 의사들이 연예인처럼 인기를 끄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는 오은영 박사를 비롯한 정신과 의사들이 유명세를 끌고 있다. 정신과 의사들이 출연한 방송이 시청률 높은 인기 콘텐츠가 되고, 서점가에는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학자들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나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를 ‘정신과 의사 전성시대’라고 표현했다.
-왜 이런 시대가 됐을까요?
“정신과적 문제가 있을 때 병원에 가는 대신 유튜브에 ‘불안’ ‘우울’ 등을 검색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겁니다. 스스로 대리 처방을 하는 거죠. 제가 출연했던 방송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조회 수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요. 이건 좋은 현상이 아니에요. 힘들 때마다 제가 출연한 영상을 돌려봤다고 전해주시는 분도 많은데 안 보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아플 땐 병원에 가야 합니다.”
나종호 교수가 출연한 한 예능 프로그램. 나 교수는 "정신과 의사들이 유명세를 타는 한국의 상황이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화면캡쳐
-병원을 가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 때문이지요. 한국의 중증 우울증 환자 중에 치료를 받는 사람은 10분의 1밖에 안 된다는 통계가 있어요. OECD 우울증 치료율 평균은 50~60%고, 미국도 3명 중에 2명은 치료받습니다. 편견이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취직이나 보험 가입 시 불이익을 주지 못하게 하는 등 제도적 변화도 필요합니다.”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라면요?
“학생 때 저는 감기에 걸리면 좋아했습니다. 그냥 쉬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죄책감이 들지만 아파서 쉬는 건 정당화되니까요. 한국은 능력주의에 대한 믿음이 강한 나라입니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성공하지 않은 사람은 노력하지 않았다’는 말이 되는 거죠. 노력만으로 성공하기 힘들어진 시대인데, 노력이 부족하다며 자책하는 사람이 많아요. 계속해서 뛸 수밖에 없는 초고속 트레드밀 같은 사회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대견한데 말이죠.”
나 교수는 책에서 과거 자신 역시 정신과적 문제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는 범불안 장애(매사에 불안함을 느끼는 질환), 사회불안 장애, 우울감을 동반한 적응 장애 진단이 내려질 만한 증상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전문가나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은 결국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적었다.
-서울대와 하버드, 뉴욕대를 거쳐 예일대 의대 교수로 근무하는 ‘성공한 의사’도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군요.
“뭐가 힘들었냐는 질문을 받으면 ‘군 제대를 하고 나서 힘들었고, 공부할 게 많았다’는 식의 대답을 하곤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변명을 할 필요가 없는 거더라고요. 당뇨나 암에 걸린 사람에게 ‘왜 그런 병에 걸렸느냐’고 묻지 않잖아요. 저 역시도 정신 질환은 다른 질환과 다르다는 편견을 갖고, 핑계를 댔던 겁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저 역시 늦게 배운 거죠.”
-여전히 정신과적 질환을 드러내긴 어려운 사회입니다.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우울증을 고백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강인함의 대명사처럼 보이는 사람이 진작에 ‘나도 우울증 때문에 힘들었다’ ‘나도 자살 생각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예전의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정신과 의사조차 정신적인 문제로 힘들었던 때가 있다’는 것을 알려서 한 명이라도 더 ‘내가 약해서 우울한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미국의 수영 황제로 불리는 마이클 펠프스. 나 교수는 "펠프스 역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는 고백을 듣고 나니 '강인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조차 힘들었던 것을 알았다면 나 역시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AP
그의 책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본다. “‘에게, 고작 이런 걸로 투정이야?’라고 반응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내가 고백한 의도의 절반 정도는 이룬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누군가에게는 하찮아 보일 정도의 일들로도 어떤 이는 더 이상 일상을 살아낼 수 없을 만큼, 삶을 견디기 힘들 만큼 아플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아플 자격이 있다.”
-‘취약성이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개념’이라고도 하셨는데요.
“‘우리나라는 취약성을 드러내면 약점 잡히는 사회다’라는 지적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힘듦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한 사회에서는 궁극적으로 치유의 기회마저 잃습니다. 타인의 취약성을 약점으로 삼는 사회가 아니라 보듬어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서로 연결되고 치유될 수 있습니다.”
나 교수는 “우울증을 겪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며 “자살 유가족의 사회적 고립을 막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사회적 책임이 있는 죽음
나 교수가 레지던트 수련을 한 곳은 뉴욕대병원 응급실. 죽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을 때 이를 잠재우기 위해 급히 찾아오는 ‘정신과 응급실’이었다. 이곳에서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사람들을 마주하게 됐다. 자살 예방 방안을 고민하게 된 시작점이었다. ‘자살 예방 전도사’라는 별명이 있는 그는 이번 한국 방문 기간 ‘2025 정신 건강 국회 세미나’에서 국가의 자살 예방 대책을 촉구하는 강연도 한다.
-정신과 응급실이라니 생소합니다.
“자살 충동은 밀물·썰물처럼 왔다 갑니다. 연구에 따르면 그 충동이 실제 시도로 이어지는 건 1시간 이내예요. 충동적인 생각이 가라앉을 때까지 벌어주는 게 정신과 응급실이죠. 미국은 우울증이 있으면 치료를 받기 때문에 의사가 대처 방안을 알려줍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누구에게 전화를 하라, 988(정신 건강 응급 신고 번호)에 전화한다, 정신과 응급실에 간다는 식으로요.”
-실제 자살 시도를 한 환자도 보셨다고요.
“얼굴에 총을 쏴서 세상을 떠날 뻔한 할아버지였는데 ‘살아서 다행이다’라고 하더라고요. 사람의 생존 본능은 매우 강합니다. 이들이 고통 속에서 죽겠다는 생각을 했다가 결국 다시 살게 된 것이잖아요. 이들이 돌아간 사회가 또다시 지옥이면 안 되니까 삶의 고통을 줄여 줄 복지와 안전망이 필요하지요.”
나 교수는 “자살하는 사람의 80~90%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며 “우울증을 그냥 놔두면 그 사람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종호 예일대 정신과 교수가 지난 19일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 ‘고종의 길’에 들어섰다. 나 교수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성과가 따라주지 않는 ‘배반하는 노력’을 많이 목격했다”며 “과도한 경쟁과 비교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을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성공 역시 주변 사람의 도움과 운이 따라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주변에 이를 돌려줄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한국은 자살률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자살로 죽은 사람만 1만4000명입니다. 코로나로 3년간 죽은 사람보다 많아요. 자살은 ‘사회적 책임이 있는 죽음’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의 선택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극단적 선택’이라는 말을 쓰는 것도 반대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매년 늘어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뭔가 잘못돼 가고 있다는 신호죠.”
초·중·고교생 자살률(학생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015년 1.53명에서 2019년 2.56명, 2023년 4.11명까지 치솟았다. 작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교생은 221명으로 2021년 첫 조사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서 자살률이 늘어나고 있는 유일한 연령대가 바로 10대다.
나 교수는 “자살률이라는 수치에는 소수점으로 나뉠 수 없는 한 사람의 인생이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며 “아이를 한 명이라도 더 태어나게 하려는 저출생 대책도 필요하지만 이미 태어나 살아가고 있던 사람을 계속해서 더 살아가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우리는 왜 화내지 않는가
작년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8.3명(추정치). 2013년 이후 11년 만의 최고치다. 우리는 작년 태어난 출생자 수(24만2334명)의 6%(1만4588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잃었다. 대통령이 자살 예방을 위한 종합 대책 마련을 주문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그간 많은 정책을 시도했던 것 같은데요.
“번개탄 구매 과정을 어렵게 하거나 마포대교 등에 설치한 안전 난간 같은 것에 대해 ‘겨우 내놓는다는 정책이 그거냐’는 사람도 있는데 수단과 방법을 제한하는 것은 실제로 효과적인 방안입니다. 지하철 역사의 스크린도어도 같은 이치이죠. 충동이 실제 시도로 이어지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방법을 제한해 시간을 버는 게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률은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본격적인 대책은 제대로 실행한 적조차 없는 것 같아요. 당장 일본만 해도 자살 예방 대책에 1년에 8300억원(2021년 기준)을 씁니다. 우리는 450억원에 불과하죠. 24시간 운영되는 자살 예방 상담 전화도 적은 인력이 자신을 희생해가며 운영하고 있어요. 과중한 업무로 상담사분들의 정신 건강이 우려될 정도입니다. 20년간 자살 예방 대책이 안 먹혀들어 갔다고 하는데, 우린 그간 아무것도 안 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예산 증액과 함께 자살 예방과를 자살예방청 수준으로 승격시키는 획기적 정책이 필요합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자살은 개인의 나약함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문제이며 정부는 모든 사람이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포괄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2006년부터 자살 예방 정책을 주도해 왔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보다 높았던 일본의 자살률이 40% 가까이 줄어들면서 한일 자살률은 역전된 지 오래다. 그는 “축구든 야구든 일본에 지기만 하면 화를 내는 한국 사람들이 자살률을 낮추는 문제에 있어서는 일본보다 뒤지는 이 상황에 왜 화를 안 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살률이 우리의 반도 안 되는 노르웨이 정부도 ‘우리 사회는 단 한 명도 자살로 구성원을 잃을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개인의 탓을 할 뿐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질 않습니다. 좋은 정책이 있다면 어디서든 배워야 합니다.”
나종호 예일대 정신과 교수가 지난 19일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 ‘고종의 길’에 들어섰다. 나 교수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성과가 따라주지 않는 ‘배반하는 노력’을 많이 목격했다”며 “과도한 경쟁과 비교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을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성공 역시 주변 사람의 도움과 운이 따라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주변에 이를 돌려줄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어떤 정책부터 써야 할까요?
“정신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운동과 사회적 연결입니다. 하지만 1인 가구가 30%를 넘는 한국은 말 그대로 외로운 나라죠. 영국은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Ministry of Loneliness)를 만들었고, 일본도 고독부를 만들었습니다. 외로움이 심각한 문제이고, 개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것을 인정한 겁니다. 가족이나 친구처럼 의지할 사람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 역시 사회의 책임이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회적 처방’을 내려주는 식으로요. 어린 시절부터 정신 건강 교육을 해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정확히 알고, 문제가 생겼을 경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고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그는 한국을 한도 용량의 120% 이상으로 달리는 ‘한도 용량 초과 사회’라고 정의했다. 모두가 자신의 한도를 넘어설 만큼 바쁘게 뛰어야만 하는 경쟁 사회에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건 쉽지 않다. 문제의 시작은 ‘모든 사람이 너무 바쁘고 힘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사회 용량의 차이가 왜 공감의 차이로 이어지나요?
“미국에서는 식당에서든 병원에서든 가동 가능한 인력이나 공간에 여유를 둬요. 직원이 아플 수도 있고, 가족 문제로 자리를 비울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한도 용량 120%로 달리는 한국은 모든 사람이 너무 바쁘고 힘들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힘들다’고 말하면 ‘너는 나보다 낫잖아’로 돌아오니 입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것이 한국의 강점이지만 남을 받아줄 여유가 없는 거죠.”
-미국은 다른가요?
“미국에서는 ‘내가 너였어도 그렇게 했을 거야’라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굉장히 위로가 되더라고요. 제가 ‘타인의 신발을 신고 걸어보라’는 격언을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의 경험과 관점, 삶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걸어보려 애쓰면 사회가 좀 더 따뜻해질 거라 생각하거든요. 전속력으로 달리느라 내 신발도 벗겨지기 일쑤인 한국에서는 남의 신발까지 신어볼 여력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겠죠.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어 죽겠다’라는 말이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너도 많이 힘들었구나’가 되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가 해결될 거라 믿습니다.”
[아무튼 주말] 예일대 나종호 교수 인터뷰 썸네일_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아무튼 주말 게재 전 사용금지)
-힘들다는 사람은 어떻게 위로해야 하나요?
“좋은 위로는 ‘너는 그래도…’라는 말로 시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실제로 누구를 위로할 때 가장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은 그 사람만의 특별한 경험인 주관적 고통을 다른 사람의 아픔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너는 그래도 몸은 건강하잖아’ ‘너는 그래도 애인이 있잖아’라는 식으로요.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마음을 내보이지 못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위로의 말을 남겨야 한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금 누군가 ‘다른 사람은 행복한데 나만 우울하고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려주고 싶습니다. 우울증만 해도 전 세계 300만명이 겪고 있는 흔한 병이에요. 저도 그랬어요.”
인터뷰가 끝난 뒤, 그는 책에 뭔가를 적어서 건넸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맞다. 모두 괜찮을 순 없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황금포카성 ▼ 36.ryt144.top ▼ 바다이야기 게임
황금포카성 ▼ 70.ryt144.top ▼ 바다이야기 게임
황금포카성 ▼ 68.ryt144.top ▼ 바다이야기 게임
황금포카성 ▼ 7.ryt144.top ▼ 바다이야기 게임
바로가기 go !! 바로가기 go !!
온라인릴게임먹튀검증 바다이야기게임장 슬롯게시판 릴게임골드몽사이트 유니티 슬롯 머신 하이클래스릴게임 골드몽 먹튀 다모아릴게임 바다이야기 무료게임 다운로드 온라인 릴게임 손오공 파라다이스오션 바다이야기 기프트 전환 무료 슬롯 머신 다운 받기 알라딘릴게임 사이트 야마토3 무료충전릴게임 황금성게임어플 릴게임매장 릴게임다빈치 바다이야기 파칭코 황금성용가리 바다이야기예시 황금포커성 강원랜드 슬롯머신 하는법 무료릴게임 사이다쿨 온라인삼국지 정글북 슬롯머신 코딩 최신야마토게임 온라인식보 릴게임 확률 빠찡코 슬롯종류 다빈치 릴게임 다빈치릴게임 릴게임손오공 슬롯게임 무료 무료슬롯 오션파라 다이스 사이트 체리마스터 pc용 인터넷야마토게임 야마토게임공략방법 릴게임판매 릴게임 공략법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유니티 슬롯 머신 릴게임손오공 져스트릴게임 무료 릴게임 야마토2 릴게임 황금성릴게임 최신바다게임 황금성 슬롯 릴게임 황금성릴게임 인터넷오션게임 온라인오션파라다이스 우주전함 야마토 2202 알라딘게임다운 오리지널 바다이야기 황금성온라인게임 슬롯무료체험 야마토 게임방법 신천지게임 하는곳 모바일릴게임종류 프라그마틱 슬롯 조작 야마토3동영상 온라인야마토 무료슬롯머신 오리지날황금성9게임 황금성 게임 신천지 게임 공략법 프라그마틱 순위 모바일릴게임사이트 바다이야기게임하는곳 신천지릴게임장주소 메타슬롯 바다이야기 넥슨 인터넷백경 인터넷빠찡꼬 오리 지날야마토 프라그마틱 슬롯 체험 체리마스터게임 인터넷야마토게임 신천지게임랜드 온라인빠찡고 야마토2다운로드 알라딘릴게임장 강원랜드이기는법 오리지날릴게임 슬롯커뮤니티 바다이야기 게임기 황금성나비 무료황금성게임 오션파라 다이스게임 하는법 모바일신천지모바일 바다이야기부활 백경게임 다운로드 바다이야기게임장 릴게임5만릴게임사이다 슬롯모아 무료야마토릴게임 슬롯무료체험 무료 슬롯 메타 릴게임꽁머니 황금성잭팟 바다이야기apk 릴박스 황금성어플 릴박스 바다이야기주소 호게임 릴게임 오션파라다이스 오션슬롯주소 모바일바다이야기 야마토사이트 우주전함야마토게임 황금성게임앱 황금성후기 바다이야기주소 인터넷신천지 오션슬롯 무료 슬롯 머신 카지노 게임 우주전함 야마토 2199 모바일 바다 이야기 다운 나종호 예일대 정신과 교수가 지난 19일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 ‘고종의 길’에 들어섰다. 나 교수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성과가 따라주지 않는 ‘배반하는 노력’을 많이 목격했다”며 “과도한 경쟁과 비교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을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성공 역시 주변 사람의 도움과 운이 따라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주변에 이를 돌려줄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던진 첫 번째 질문.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왜 이리 높지요?”
의외였다는 반응이 많았다. 첫 국 야채 무회의에서 복지부 장관에게 한 첫 질문이 1년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 상황과 그 수습 방안이 아니라 높은 자살률 문제였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1등’을 좋아한다. 하지만 굳이 차지하지 않아도 되는 ‘1등’ 타이틀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8.3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11.1명)의 2배가 넘는 수준으 소득증빙이란 로 2004년 이후 20년 동안 1등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지난해 7월 ‘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1년이 채 되지 않은 현재 5쇄를 찍었다. 이 책을 쓴 건 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 그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영상은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가장 좋은 위로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2년 동안 391 제도권금융기관조회 만회 재생됐다.
지난 19일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곤조곤 말하던 나 교수의 목소리는 그동안 이러저러한 대책이 나왔는데도 자살률이 올라가는 이유를 물었을 때부터 커지기 시작했다. 나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자살 예방 대책이 안 먹힌 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 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부천직장인밴드 이어서 그는 “지금 한국의 문제는 팔 부러진 환자가 정형외과 의사 유튜브 보면서 뼈가 붙길 바라는 것”이라고 했다. 무슨 말인지 알 듯 말 듯했다.
◇누구나 아플 자격이 있다
-유튜브 보면서 뼈 붙길 바란다니요?
“뼈가 부러지면 병원에 가야 한다는 것은 다 알죠. 마찬가지로 정신 건강에 문제가 농협 신혼부부전세자금대출 생기면 병원에 가서 치료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유튜브 보면서 자기 증상을 짐작하고, 치료가 됐다고 생각해요. 정신과 의사들이 연예인처럼 인기를 끄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는 오은영 박사를 비롯한 정신과 의사들이 유명세를 끌고 있다. 정신과 의사들이 출연한 방송이 시청률 높은 인기 콘텐츠가 되고, 서점가에는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학자들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나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를 ‘정신과 의사 전성시대’라고 표현했다.
-왜 이런 시대가 됐을까요?
“정신과적 문제가 있을 때 병원에 가는 대신 유튜브에 ‘불안’ ‘우울’ 등을 검색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겁니다. 스스로 대리 처방을 하는 거죠. 제가 출연했던 방송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조회 수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요. 이건 좋은 현상이 아니에요. 힘들 때마다 제가 출연한 영상을 돌려봤다고 전해주시는 분도 많은데 안 보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아플 땐 병원에 가야 합니다.”
나종호 교수가 출연한 한 예능 프로그램. 나 교수는 "정신과 의사들이 유명세를 타는 한국의 상황이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화면캡쳐
-병원을 가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 때문이지요. 한국의 중증 우울증 환자 중에 치료를 받는 사람은 10분의 1밖에 안 된다는 통계가 있어요. OECD 우울증 치료율 평균은 50~60%고, 미국도 3명 중에 2명은 치료받습니다. 편견이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취직이나 보험 가입 시 불이익을 주지 못하게 하는 등 제도적 변화도 필요합니다.”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라면요?
“학생 때 저는 감기에 걸리면 좋아했습니다. 그냥 쉬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죄책감이 들지만 아파서 쉬는 건 정당화되니까요. 한국은 능력주의에 대한 믿음이 강한 나라입니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성공하지 않은 사람은 노력하지 않았다’는 말이 되는 거죠. 노력만으로 성공하기 힘들어진 시대인데, 노력이 부족하다며 자책하는 사람이 많아요. 계속해서 뛸 수밖에 없는 초고속 트레드밀 같은 사회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대견한데 말이죠.”
나 교수는 책에서 과거 자신 역시 정신과적 문제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는 범불안 장애(매사에 불안함을 느끼는 질환), 사회불안 장애, 우울감을 동반한 적응 장애 진단이 내려질 만한 증상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전문가나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은 결국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적었다.
-서울대와 하버드, 뉴욕대를 거쳐 예일대 의대 교수로 근무하는 ‘성공한 의사’도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군요.
“뭐가 힘들었냐는 질문을 받으면 ‘군 제대를 하고 나서 힘들었고, 공부할 게 많았다’는 식의 대답을 하곤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변명을 할 필요가 없는 거더라고요. 당뇨나 암에 걸린 사람에게 ‘왜 그런 병에 걸렸느냐’고 묻지 않잖아요. 저 역시도 정신 질환은 다른 질환과 다르다는 편견을 갖고, 핑계를 댔던 겁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저 역시 늦게 배운 거죠.”
-여전히 정신과적 질환을 드러내긴 어려운 사회입니다.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우울증을 고백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강인함의 대명사처럼 보이는 사람이 진작에 ‘나도 우울증 때문에 힘들었다’ ‘나도 자살 생각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예전의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정신과 의사조차 정신적인 문제로 힘들었던 때가 있다’는 것을 알려서 한 명이라도 더 ‘내가 약해서 우울한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미국의 수영 황제로 불리는 마이클 펠프스. 나 교수는 "펠프스 역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는 고백을 듣고 나니 '강인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조차 힘들었던 것을 알았다면 나 역시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AP
그의 책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본다. “‘에게, 고작 이런 걸로 투정이야?’라고 반응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내가 고백한 의도의 절반 정도는 이룬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누군가에게는 하찮아 보일 정도의 일들로도 어떤 이는 더 이상 일상을 살아낼 수 없을 만큼, 삶을 견디기 힘들 만큼 아플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아플 자격이 있다.”
-‘취약성이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개념’이라고도 하셨는데요.
“‘우리나라는 취약성을 드러내면 약점 잡히는 사회다’라는 지적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힘듦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한 사회에서는 궁극적으로 치유의 기회마저 잃습니다. 타인의 취약성을 약점으로 삼는 사회가 아니라 보듬어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서로 연결되고 치유될 수 있습니다.”
나 교수는 “우울증을 겪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며 “자살 유가족의 사회적 고립을 막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사회적 책임이 있는 죽음
나 교수가 레지던트 수련을 한 곳은 뉴욕대병원 응급실. 죽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을 때 이를 잠재우기 위해 급히 찾아오는 ‘정신과 응급실’이었다. 이곳에서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사람들을 마주하게 됐다. 자살 예방 방안을 고민하게 된 시작점이었다. ‘자살 예방 전도사’라는 별명이 있는 그는 이번 한국 방문 기간 ‘2025 정신 건강 국회 세미나’에서 국가의 자살 예방 대책을 촉구하는 강연도 한다.
-정신과 응급실이라니 생소합니다.
“자살 충동은 밀물·썰물처럼 왔다 갑니다. 연구에 따르면 그 충동이 실제 시도로 이어지는 건 1시간 이내예요. 충동적인 생각이 가라앉을 때까지 벌어주는 게 정신과 응급실이죠. 미국은 우울증이 있으면 치료를 받기 때문에 의사가 대처 방안을 알려줍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누구에게 전화를 하라, 988(정신 건강 응급 신고 번호)에 전화한다, 정신과 응급실에 간다는 식으로요.”
-실제 자살 시도를 한 환자도 보셨다고요.
“얼굴에 총을 쏴서 세상을 떠날 뻔한 할아버지였는데 ‘살아서 다행이다’라고 하더라고요. 사람의 생존 본능은 매우 강합니다. 이들이 고통 속에서 죽겠다는 생각을 했다가 결국 다시 살게 된 것이잖아요. 이들이 돌아간 사회가 또다시 지옥이면 안 되니까 삶의 고통을 줄여 줄 복지와 안전망이 필요하지요.”
나 교수는 “자살하는 사람의 80~90%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며 “우울증을 그냥 놔두면 그 사람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종호 예일대 정신과 교수가 지난 19일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 ‘고종의 길’에 들어섰다. 나 교수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성과가 따라주지 않는 ‘배반하는 노력’을 많이 목격했다”며 “과도한 경쟁과 비교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을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성공 역시 주변 사람의 도움과 운이 따라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주변에 이를 돌려줄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한국은 자살률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자살로 죽은 사람만 1만4000명입니다. 코로나로 3년간 죽은 사람보다 많아요. 자살은 ‘사회적 책임이 있는 죽음’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의 선택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극단적 선택’이라는 말을 쓰는 것도 반대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매년 늘어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뭔가 잘못돼 가고 있다는 신호죠.”
초·중·고교생 자살률(학생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015년 1.53명에서 2019년 2.56명, 2023년 4.11명까지 치솟았다. 작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교생은 221명으로 2021년 첫 조사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서 자살률이 늘어나고 있는 유일한 연령대가 바로 10대다.
나 교수는 “자살률이라는 수치에는 소수점으로 나뉠 수 없는 한 사람의 인생이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며 “아이를 한 명이라도 더 태어나게 하려는 저출생 대책도 필요하지만 이미 태어나 살아가고 있던 사람을 계속해서 더 살아가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우리는 왜 화내지 않는가
작년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8.3명(추정치). 2013년 이후 11년 만의 최고치다. 우리는 작년 태어난 출생자 수(24만2334명)의 6%(1만4588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잃었다. 대통령이 자살 예방을 위한 종합 대책 마련을 주문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그간 많은 정책을 시도했던 것 같은데요.
“번개탄 구매 과정을 어렵게 하거나 마포대교 등에 설치한 안전 난간 같은 것에 대해 ‘겨우 내놓는다는 정책이 그거냐’는 사람도 있는데 수단과 방법을 제한하는 것은 실제로 효과적인 방안입니다. 지하철 역사의 스크린도어도 같은 이치이죠. 충동이 실제 시도로 이어지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방법을 제한해 시간을 버는 게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률은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본격적인 대책은 제대로 실행한 적조차 없는 것 같아요. 당장 일본만 해도 자살 예방 대책에 1년에 8300억원(2021년 기준)을 씁니다. 우리는 450억원에 불과하죠. 24시간 운영되는 자살 예방 상담 전화도 적은 인력이 자신을 희생해가며 운영하고 있어요. 과중한 업무로 상담사분들의 정신 건강이 우려될 정도입니다. 20년간 자살 예방 대책이 안 먹혀들어 갔다고 하는데, 우린 그간 아무것도 안 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예산 증액과 함께 자살 예방과를 자살예방청 수준으로 승격시키는 획기적 정책이 필요합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자살은 개인의 나약함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문제이며 정부는 모든 사람이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포괄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2006년부터 자살 예방 정책을 주도해 왔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보다 높았던 일본의 자살률이 40% 가까이 줄어들면서 한일 자살률은 역전된 지 오래다. 그는 “축구든 야구든 일본에 지기만 하면 화를 내는 한국 사람들이 자살률을 낮추는 문제에 있어서는 일본보다 뒤지는 이 상황에 왜 화를 안 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살률이 우리의 반도 안 되는 노르웨이 정부도 ‘우리 사회는 단 한 명도 자살로 구성원을 잃을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개인의 탓을 할 뿐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질 않습니다. 좋은 정책이 있다면 어디서든 배워야 합니다.”
나종호 예일대 정신과 교수가 지난 19일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 ‘고종의 길’에 들어섰다. 나 교수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성과가 따라주지 않는 ‘배반하는 노력’을 많이 목격했다”며 “과도한 경쟁과 비교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을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성공 역시 주변 사람의 도움과 운이 따라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주변에 이를 돌려줄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어떤 정책부터 써야 할까요?
“정신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운동과 사회적 연결입니다. 하지만 1인 가구가 30%를 넘는 한국은 말 그대로 외로운 나라죠. 영국은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Ministry of Loneliness)를 만들었고, 일본도 고독부를 만들었습니다. 외로움이 심각한 문제이고, 개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것을 인정한 겁니다. 가족이나 친구처럼 의지할 사람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 역시 사회의 책임이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회적 처방’을 내려주는 식으로요. 어린 시절부터 정신 건강 교육을 해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정확히 알고, 문제가 생겼을 경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고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그는 한국을 한도 용량의 120% 이상으로 달리는 ‘한도 용량 초과 사회’라고 정의했다. 모두가 자신의 한도를 넘어설 만큼 바쁘게 뛰어야만 하는 경쟁 사회에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건 쉽지 않다. 문제의 시작은 ‘모든 사람이 너무 바쁘고 힘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사회 용량의 차이가 왜 공감의 차이로 이어지나요?
“미국에서는 식당에서든 병원에서든 가동 가능한 인력이나 공간에 여유를 둬요. 직원이 아플 수도 있고, 가족 문제로 자리를 비울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한도 용량 120%로 달리는 한국은 모든 사람이 너무 바쁘고 힘들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힘들다’고 말하면 ‘너는 나보다 낫잖아’로 돌아오니 입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것이 한국의 강점이지만 남을 받아줄 여유가 없는 거죠.”
-미국은 다른가요?
“미국에서는 ‘내가 너였어도 그렇게 했을 거야’라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굉장히 위로가 되더라고요. 제가 ‘타인의 신발을 신고 걸어보라’는 격언을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의 경험과 관점, 삶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걸어보려 애쓰면 사회가 좀 더 따뜻해질 거라 생각하거든요. 전속력으로 달리느라 내 신발도 벗겨지기 일쑤인 한국에서는 남의 신발까지 신어볼 여력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겠죠.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어 죽겠다’라는 말이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너도 많이 힘들었구나’가 되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가 해결될 거라 믿습니다.”
[아무튼 주말] 예일대 나종호 교수 인터뷰 썸네일_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아무튼 주말 게재 전 사용금지)
-힘들다는 사람은 어떻게 위로해야 하나요?
“좋은 위로는 ‘너는 그래도…’라는 말로 시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실제로 누구를 위로할 때 가장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은 그 사람만의 특별한 경험인 주관적 고통을 다른 사람의 아픔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너는 그래도 몸은 건강하잖아’ ‘너는 그래도 애인이 있잖아’라는 식으로요.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마음을 내보이지 못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위로의 말을 남겨야 한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금 누군가 ‘다른 사람은 행복한데 나만 우울하고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려주고 싶습니다. 우울증만 해도 전 세계 300만명이 겪고 있는 흔한 병이에요. 저도 그랬어요.”
인터뷰가 끝난 뒤, 그는 책에 뭔가를 적어서 건넸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맞다. 모두 괜찮을 순 없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