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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5위 경쟁이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6월 2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5거래일간 시가총액 5위에 한 번이라도 올랐던 종목만 해도 현대차, 네이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KB금융 등 5개에 달한다.



그래픽=박상훈


지난달 20일 시가총액 5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였다. 연초 23위(이하 우선주 제외)였다가 방산주 열풍에 힘입어 올해 주가가 두 배 넘게 뛰며 단숨에 상위권에 진입했다. 그러나 금세 경쟁자가 나타났다. 같은 달 20일(6.94%) 청약가점제 과 23일(7.61%) 2거래일 연속 급등한 네이버가 5위로 올라섰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이 이재명 정부 초대 인공지능(AI) 미래기획수석으로 발탁되면서 네이버가 새 정부의 ‘소버린 AI(국가 주도 AI 모델)’ 정책 수혜주로 부각된 영향이다. 네이버는 3거래일간 5위를 지켰지만, 같은 달 26일 현대차가 다시 5위로 올라섰다. 이후 호텔취업정보 같은 달 27일과 30일엔 KB금융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차례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이달 4일까진 현대차와 KB금융이 5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대감에 KB금융 약진
하지만 7월 8일부터 이날까지 KB금융이 시가총액 5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이후 4거래일 이상 5위 자 현대카드모집 리를 지킨 것은 KB금융이 유일하다. 이달 들어 KB금융은 5% 넘게 주가가 올랐는데, 전문가들은 KB금융의 상승 배경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한 기대감을 꼽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배당을 촉진할 세제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르면 7월 말 발표될 세제 개편안에 배당소득 분리과 새마을금고 햇살론 서류 세가 포함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래픽=박상훈


현재는 연간 이자·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최대 45%(지방세 별도)의 세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배당소득을 분리해서 과세하게 되면 원피스 진행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예컨대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배당 성향이 35% 이상인 상장법인에서 받은 배당소득은 ▲2000만원 미만은 14% ▲2000만~3억원은 20% ▲3억원 초과는 25%의 세율이 적용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사의 충실의무 강화, 주주 환원 독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의 제도 변화에도 은행은 이미 우등생이라 추가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면서도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투자자 저변을 넓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이 세 부담을 이유로 배당주 투자를 꺼려왔던 만큼, 제도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대표 배당주인 은행주에 자금이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방산·원전 등 상승 동력 여전
최근 KB금융의 약진이 두드러지지만, 시가총액 5위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다른 종목도 각기 뚜렷한 상승 동력이 있기 때문이다.
10일 시가총액 6위 현대차는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한다는 평가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관세 등 비용 요인이 반영되면서 2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면서도 “로보틱스,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략이 구체화될 경우 주가 재평가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KB증권은 7위 네이버의 목표 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3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한국형 소버린 AI를 선도할 기업”이라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수혜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8위 두산에너빌리티 목표 주가를 3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대폭 올려잡았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원전, 소형 모듈 원자로(SMR), 가스터빈 매출이 본격화되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보였던 9위 한화에어로는 최근 다소 주춤하지만, 증권가는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는 가장 입체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목표 주가 100만원을 유지했다.